
137억 년 동안 우주적 지구적 차원에서 여덟 차례 임계국면을 겪게 되었고 이를 통해 복잡한 복잡성이 형성되었습니다. 그 결과로 현생 인류가 탄생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인간으로서는 헤아리기조차 힘든 이 긴 역사가 이 한 권에 담겼습니다.
우선 여덟 번의 임계국면은 소개하겠습니다.
- 빅뱅
- 별의 출현
- 원소의 출현
- 태양계와 지구
- 지구 상의 생명
- 집단학습
- 농경
- 근대 혁명
입니다.
현대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기대수명이 80세 이상으로 높아졌습니다. 한 개인이 기대수명에 준하는 80년 이상을 살아간다고 가정하면 개인은 3세대와 함께 공존할 수 있습니다. 앞전 세대의 지식과 문화가 다음 세대에 되물림되고 그것을 그다음 세대에 물려주고 나면 한 개인의 삶은 끝이 나는 것이죠. 인류적 관점에서 본다면 이것도 충만한 시간척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137억 년이라는 우주적 역사 앞에서는 감히 견줄 수조차 없는 것 같습니다.
‘1초에 숫자 하나를 센다고 하고 100만 을 센다면, 이 경우, 11.5일이 걸립니다. 10억을 센다고 한다면, 1000배 즉 약 32년이 걸릴 것입니다. 137억 년을 센다면, 438년이 걸릴 것입니다.’ 137억 년은 인간으로서는 감히 헤아릴 수조차 없는 엄청난 시간입니다. 읽는 동안 자연의 경이로움에 연속이었던 것 같습니다.
시작은 빅뱅입니다. 우주의 모든 물질과 에너지가 ‘가장 작은 점 보다 더 작은 점'에 응축되어 있었습니다. 그 공간은 매우 조밀하고 빠르게 팽창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주의 온도가 내려가면서 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의 에너지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우주배경복사의 아주 작은 온도 차에 의해 두 번째 복잡성 증가의 임계국면이 나타나게 됩니다. 중력에 의해 별들이 형성되게 됩니다. 융합 에너지를 통해 수소, 헬륨, 탄소, 네온 등의 원소가 생성되고, ‘초신성’에 의해 더 복잡한 원소가 생성됩니다.
별들에 의해 뿌려진 물질들이 융합되어 태양계가 만들어지고 젋은 태양의 강렬한 열로 중심부에는 암석 행성이 외부에는 기체 혹성이 만들어집니다. 지구가 탄생하게 된 것이죠.
천문학, 지질학, 생물학적 크고 작은 임계국면을 겪으면서 복잡성은 더욱 증가합니다. 소행성의 충돌로 공룡의 대멸종도 있었고, 지구 온난화와 눈덩이 지구와 같은 시기를 겪으면서 캄브리아 폭발이라는 시기를 맞이하기도 했으며, 광합성 작용을 통해 산소가 생성되었고, 유기체의 생성과 매장으로 화석연료가 만들어졌습니다.
40억 년 전에 살았던 ‘루카'라는 ‘생존하고 있는 모든 생물의 마지막 공통 조상'을 시작으로 자연은 종의 다양성을 키웠습니다. 700만 년 전 인간과 침팬지는 공통조상을 가지고 있었고 그 계보가 갈라지며 두 발로 걷게되는 ‘호미닌'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인간은 우리가 언어라고 부르는 특별히 강력한 의사소통 형식을 발전시켜 지구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지속적으로 고안하여 유례없는 변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 결과로 종의 유전자를 변형 시키는 방법이 아니라 정보를 변형시키는 훨씬 빠른 메커니즘을 통해 진화된 종이 탄생했습니다. 행성의 역사에 완전히 새로운 현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호모 사피엔스의 출현입니다.
농업이 발달하고 그에 따라 인구가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잉여 식량에 따라 전문가가 출현했고, 국가와 정부, 문자, 위계질서가 생겨났습니다.
인구의 증가로 교환 네트워크의 확대,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향상과 운송 기술의 향상으로 인류는 상품, 사람, 정보 뿐만 아니라 종교, 기술, 질병도 주고받으며, 유례없는 변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137억 년의 역사를 간소화하여 살펴보았지만 감히 인간으로써는 헤아릴 수 없는 스토리입니다. 만약 소행성의 충돌로 공룡의 대멸종이 없었다면 현생 인류의 출현이 가능했을까요? 지구의 공전 궤도와 자전 속도, 행성의 크기에 이르기까지 생물이 쾌적하게 살아가기 위한 조건 중 어느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았다면 지구는 현재와 같은 종 다양성과 긴 진화 역사에 따른 호모 사피엔스의 출현도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이처럼 인문학을 공부하게 되면 겸손을 배우게 됩니다. 2,000억 개의 별들 중 지구는 거의 먼지와 같은 존재입니다. 그 먼지와 같은 행성 내에서 개인은 79억이 넘는 호모 사피엔스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한 개인이 가진 애환은 우주적 관점에서 무의미한 작디작은 무상함에 불과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숭고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구에서 생명의 시초에 관해 생각하면 생명이라는 실험이 시작되려면 복잡성이 높아지는 임계국면을 뚫고 수천수만 가지 요소가 맞아 들어가야 했을 텐데 그게 얼마나 있을 법하지 않은 일인지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렇게 방대한 양의 시간이나 생명의 시초는 우리가 개념화해서 생각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납니다.
한 개인이 한편으로는 보잘것없는 존재처럼 보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숭고함 가득한 복잡성의 산물이라는 위안을 안겨주는 양면성이 인문학 공부의 즐거움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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